신혼 초기 내 집 마련하는 방법
"얼마짜리 집을 살 수 있나"는 집값에서 시작하면 답이 안 나옵니다. 매달 낼 수 있는 돈에서 거꾸로 올라와야 나옵니다. 아래는 그 역순을 네 단계로 나눈 것이고, 각 단계마다 쓸 계산기와 넣을 값을 적어 두었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 집값을 먼저 정하지 마세요. 매달 감당할 상환액 → 빌릴 수 있는 돈 → 살 수 있는 집값 순서로 거꾸로 올라옵니다.
- 감당선은 부부 합산 월 실수령의 30% 안쪽입니다. 은행이 허용하는 선(DSR 40%)은 이보다 훨씬 위에 있고, 은행은 여러분의 아이 계획을 모릅니다.
- 적금 만기 금액은 원금 × 금리 × 연수가 아닙니다. 대체로 그 절반이고, 이걸 계약금 치를 때 알면 늦습니다.
- 집값 외에 취득세·중개보수·이사비로 매매가의 2~3%가 더 나갑니다. 4억 3천만 원 집이면 약 945만 원입니다.
- 20년과 30년의 차이는 월 43만 원이고 총이자로는 8,713만 원입니다. 어느 쪽도 정답이 아니라 무엇을 살 것인지의 선택입니다 — 이자를 아낄 것이냐, 버틸 힘을 살 것이냐.
- 1단계 집값이 아니라 "매달 얼마"부터 정한다
- 2단계 모으기 — 적금 만기 금액을 미리 확인한다
- 3단계 빌리기 — LTV와 DSR, 문은 두 개다
- 4단계 고르기 — 25평이라고 적힌 집의 실제 크기
- 5단계 사기 — 집값 말고 나가는 돈
- 6단계 갚기 — 20년과 30년, 그리고 두 가지 상환 방식
1단계 · 집값이 아니라 "매달 얼마"부터 정한다
부동산 앱을 먼저 열면 순서가 뒤집힙니다. 마음에 드는 집이 생기고 나면 그 집에 맞춰 숫자를 우겨넣게 되기 때문입니다. 시작점은 부부 합산 월 실수령액입니다. 세전 연봉이 아니라 통장에 실제로 찍히는 금액이어야 합니다 — 연봉 3,200만 원과 3,600만 원이면 합산 월 실수령은 5,054,697원입니다. 세전 합계 6,800만 원을 12로 나눈 566만 원이 아닙니다.
여기서 몇 퍼센트를 상환에 쓸 것인가. 은행이 보는 기준은 DSR이고 대체로 연소득의 40%까지 허용합니다. 연소득 6,800만 원이면 연 2,720만 원, 월 226만 원까지 빌려주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선은 "갚을 수 있다"는 판정이지 "살 만하다"는 판정이 아닙니다. 은행은 여러분이 2년 뒤 아이를 가질 계획인지, 한쪽이 이직을 준비 중인지 모릅니다.
실무적인 감당선은 합산 실수령의 30% 안쪽입니다. 5,054,697원의 30%는 약 151만 원. 여기에 관리비와 재산세를 얹어야 실제 주거비가 되므로, 상환액만 40%를 넘기면 나머지 생활이 눌립니다. 맞벌이가 외벌이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한 사람 실수령의 50% 안에 들어오는지도 함께 봅니다.
- 통장에 찍히는 금액으로 계산했는가 (세전 연봉 ÷ 12 가 아니라)
- 상환액 + 관리비 + 재산세까지 더해 봤는가
- 한 사람 소득이 6개월 끊겨도 버티는 금액인가
2단계 · 모으기 — 적금 만기 금액을 미리 확인한다
자기자금은 두 곳에서 옵니다. 결혼 전 각자 들고 있던 돈과, 결혼 후 함께 모은 돈입니다. 뒤쪽이 문제입니다. 거의 모두가 만기 금액을 원금 × 금리 × 연수로 어림합니다. 월 127만 원씩 48개월, 연 3.5% 적금이면 원금 6,096만 원에 3.5%를 4년 곱해 853만 원. 실제 세전 이자는 4,356,100원입니다. 절반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첫 달에 넣은 127만 원은 48개월치 이자를 받지만 마지막 달에 넣은 127만 원에는 한 달치만 붙습니다. 평균 24.5개월분입니다. 여기서 이자소득세 15.4%로 670,839원이 더 빠져 실제 수령액은 64,645,261원이 됩니다. 계약금을 치르기 두 달 전에 이 숫자를 처음 보면 집을 다시 골라야 합니다.
모으는 금액을 정할 때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저축액을 고정해 두면 4년을 거르지 않고 갈 수 있지만, 그동안 오른 소득은 전부 생활비로 갑니다. 월 127만 원으로 4년을 가는 것과 소득이 오를 때마다 저축을 올리는 것의 차이는 이 사례에서 700만 원가량이었습니다. 정답은 없고 선택이 있습니다 — 다만 선택했다는 것을 알고 하는 편이 낫습니다.
- 만기 수령액을 계산기로 확인했는가 (금리를 곱해 어림하지 않았는가)
- 이자소득세 15.4%를 뺀 금액으로 계획을 세웠는가
- 만기일이 잔금일보다 앞인가
3단계 · 빌리기 — LTV와 DSR, 문은 두 개다
대출 한도는 두 개의 문을 다 통과한 금액입니다. 하나는 LTV로 "집값의 몇 퍼센트까지"이고, 다른 하나는 DSR로 "소득 대비 갚는 돈이 몇 퍼센트까지"입니다. 둘 중 작은 쪽이 한도입니다. 생애최초 구입이라 LTV 80%가 적용되면 4억 3,000만 원짜리 집에 3억 4,000만 원까지 나옵니다(LTV 79.1%). 같은 조건에서 DSR을 보면 30년 상환 시 연 원리금이 19,244,064원으로 연소득의 28.3%라 40% 문도 통과합니다.
🔴 여기서 정책 수치는 우리가 단정하지 않습니다. LTV 비율, 생애최초·신생아 특례의 한도와 금리, DSR 산정에 들어가는 기존 대출의 범위는 해마다, 때로는 분기마다 바뀝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주택도시기금의 공식 안내, 그리고 실제로 돈을 빌려줄 은행 창구에서 그날 기준을 확인하세요. 이 글이 책임지는 것은 "그 조건을 넣으면 월 얼마인가"라는 산수입니다.
정책대출(디딤돌·보금자리론·신생아 특례 등)은 은행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대신 소득·주택가격·면적에 요건이 붙습니다. 요건에 걸리면 아예 안 되고, 걸리지 않으면 거의 항상 유리합니다. 그러니 순서는 정책대출 자격을 먼저 확인하고, 안 되면 은행으로 갑니다. 자격 확인에 드는 시간은 하루이고, 금리 0.5%포인트 차이는 3억 4,000만 원 30년이면 총이자로 3천만 원대입니다.
- 정책대출 자격을 먼저 확인했는가
- DSR에 기존 신용대출·자동차 할부까지 넣었는가
- 금리가 변동인지 고정인지, 고정이면 몇 년 고정인지
4단계 · 고르기 — 25평이라고 적힌 집의 실제 크기
"국민평형 84"는 전용면적 84㎡, 평으로 25.7평입니다. 그런데 매물에 "33평"이라고 적혀 있다면 그건 공급면적이고 계단·복도·엘리베이터 몫이 들어 있습니다. 실제로 생활하는 면적은 25.7평입니다. 전용 59㎡짜리는 18.12평인데 매물에는 보통 "24평"으로 나옵니다. 두 집을 나란히 볼 때 이 기준을 통일하지 않으면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신혼부부가 가장 많이 후회하는 항목은 면적이 아니라 고정비입니다. 같은 단지에서도 세대 수가 적은 동은 관리비 단가가 높고, 오래된 단지는 장기수선충당금이 매달 붙습니다. 여기에 재산세가 연 1회 나옵니다. 상환액 계산은 다들 하는데 이 셋을 더해 보는 사람은 드뭅니다. 월 상환 151만 원짜리 집의 실제 주거비는 관리비 20만·충당금 3만·재산세 월할 5만을 더해 179만 원입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계산합니다. 출퇴근이 편도 20분 늘면 왕복 40분, 주 5일이면 주 3시간 20분, 1년이면 160시간입니다. 집값 3,000만 원을 아끼는 대신 매년 160시간을 쓰는 거래인지 계산해 보세요. 답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계산해 보지 않으면 답이 없습니다.
- 두 집을 같은 기준(전용면적)으로 비교했는가
- 관리비·장기수선충당금·재산세를 월 주거비에 더해 봤는가
- 출퇴근 시간의 연간 합계를 내 봤는가
5단계 · 사기 — 집값 말고 나가는 돈
계약서에 적힌 금액이 전부가 아닙니다. 4억 3,000만 원짜리 집이면 취득세가 473만 원(1.1%, 지방교육세 포함), 중개보수가 172만 원(상한 0.4%), 이사와 입주청소·도배로 300만 원쯤 나갑니다. 합계 945만 원, 매매가의 2.2%입니다. 자기자금 9,964만 원 중 9,000만 원이 계약금과 잔금으로 가면 남는 것은 964만 원이고, 부대비용 945만 원을 치르면 19만 원이 남습니다.
이 상황이 위험한 이유는 잔액이 적어서가 아니라 **예비비가 0이기 때문**입니다. 입주하고 나면 보일러가 고장 나고 붙박이장이 안 맞습니다. 부대비용 위에 최소 300만 원은 따로 세워 두는 편이 낫고, 그만큼을 뺀 금액이 실제로 살 수 있는 집값입니다.
중개보수는 상한 요율이지 정해진 값이 아닙니다. 협의 대상이라고 법에 적혀 있습니다. 취득세는 주택 가격 구간과 보유 주택 수에 따라 달라지고, 생애최초 구입에는 감면 제도가 있습니다 — 요건과 한도는 그해 기준을 확인하세요.
- 부대비용을 자기자금에서 따로 떼어 뒀는가
- 예비비 300만 원이 남아 있는가
- 생애최초 취득세 감면 요건을 확인했는가
6단계 · 갚기 — 20년과 30년, 그리고 두 가지 상환 방식
3억 4,000만 원을 연 3.9%로 빌릴 때 기간 칸의 숫자 하나가 인생을 바꿉니다. 30년이면 월 1,603,672원, 총이자 237,321,882원. 20년이면 월 2,042,462원, 총이자 150,190,780원. 매달 438,790원을 더 내면 이자를 87,131,102원 덜 냅니다. 8년 동안 모은 돈보다 큰 금액입니다.
그런데 합산 실수령 5,054,697원으로 보면 30년은 31.7%, 20년은 40.4%입니다. 40%는 아이가 생기거나 한쪽이 쉬는 순간 무너집니다. 그래서 많은 부부가 30년으로 열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사라지는 3년 뒤부터 상여금을 원금에 넣습니다. 기간을 길게 잡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선택지를 사는 것**입니다 — 짧게 잡으면 나중에 늘릴 수 없지만, 길게 잡으면 언제든 앞당길 수 있습니다.
상환 방식도 갈립니다. 원리금균등은 매달 같은 금액을 내고, 원금균등은 처음에 많이 내고 점점 줄어듭니다. 같은 3억 4,000만 원 30년 3.9%에서 원금균등은 첫 달 2,049,444원으로 시작해 마지막 달 947,514원으로 끝나고, 총이자는 199,452,500원입니다. 원리금균등보다 3,786만 원을 덜 냅니다. 대신 가장 돈이 없는 입주 첫해에 가장 많이 내야 합니다. 신혼 초에 원금균등을 고르려면 첫 달 상환액이 감당선 안에 들어오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 월 상환액이 합산 실수령의 30%대인가
-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시점을 확인했는가
- 원금균등을 고른다면 첫 달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가
자주 틀리는 곳
전세보증금 1억 8,000만 원 중 8,000만 원이 전세대출이라면 손에 들어오는 것은 1억 원입니다. 보증금 전액을 자기자금으로 세우고 계약했다가 잔금일에 8,000만 원이 비는 일이 실제로 생깁니다. 전세대출 상환과 주택담보대출 실행 사이의 하루이틀을 어떻게 메울지도 은행과 미리 맞춰야 합니다.
DSR은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을 봅니다.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까지 들어갑니다. 집을 보러 다니기 전에 정리할 수 있는 대출은 정리해 두는 편이 한도를 늘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변동금리라면 5년 뒤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월 상환액이 얼마가 되는지 계산해 보세요. 3억 4,000만 원 30년에서 3.9%가 4.9%가 되면 월 상환액은 20만 원 넘게 올라갑니다. 그 금액에서도 감당선 안이라면 변동을 골라도 됩니다.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넘겨받는 날과 짐이 들어가는 날이 같으면, 무엇 하나만 밀려도 갈 곳이 없어집니다. 하루이틀 여유를 두는 것이 며칠치 이자보다 쌉니다.
이어서 볼 것
이 글의 금액은 모두 위에 링크된 계산기에 같은 값을 넣으면 그대로 나오는 값입니다. 반면 대출 한도·금리·세액공제 한도 같은 제도의 수치는 해마다 바뀌므로 반드시 그해 공식 안내를 확인하세요. 이 글이 책임지는 것은 산수이고, 조건은 여러분이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