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 방법
"노후자금 10억"이라는 말은 계산이 아니라 겁주기입니다. 필요한 금액은 사람마다 다르고, 구하는 순서는 모두에게 같습니다 — 월 부족분 → 필요한 목돈 → 매달 넣을 돈. 세 단계뿐이고 각 단계에 계산기가 하나씩 붙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 총액을 먼저 정하지 마세요. 은퇴 후 월 생활비에서 연금으로 들어올 돈을 빼면 "월 부족분"이 나오고, 계산은 거기서 시작합니다.
- 월 부족분 130만 원을 30년간 메우려면 은퇴 시점에 약 3억 833만 원이 필요합니다(연 3% 운용 가정). 운용하지 않고 꺼내 쓰기만 하면 4억 6,800만 원입니다.
- 같은 3억 833만 원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월 적립액은 남은 햇수가 정합니다 — 30년이면 월 305,433원, 15년이면 월 1,054,994원입니다. 3.5배입니다.
- 그래서 노후 준비에서 가장 비싼 것은 금액이 아니라 미룬 시간입니다. 월 50만 원을 35세에 시작하면 60세에 3억 4,822만 원, 45세에 시작하면 1억 4,613만 원입니다.
- 순서는 ①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한도를 먼저 채우고 ② 남는 돈을 일반 계좌로 보냅니다. 세액공제는 확정 수익이고 시장 수익률은 확정이 아닙니다.
- 1단계 총액을 버리고 "월 부족분"을 구한다
- 2단계 부족분을 메우는 데 필요한 목돈을 역산한다
- 3단계 남은 햇수가 매달 넣을 금액을 정한다
- 4단계 어느 계좌에 넣을 것인가 — 세액공제를 먼저 채운다
1단계 · 총액을 버리고 "월 부족분"을 구한다
노후 준비가 어려운 이유의 절반은 단위가 틀려서입니다. "10억"은 상상이 안 되지만 "월 130만 원"은 상상이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계산되는 것은 뒤쪽입니다.
먼저 은퇴 후 월 생활비를 잡습니다. 새로 조사할 필요 없이 지금 쓰는 돈에서 출발하면 됩니다. 은퇴하면 출퇴근비·의류비·자녀 교육비가 줄고 의료비와 여가비가 늘어, 대체로 지금 생활비의 70% 안팎으로 잡습니다. 지금 월 360만 원을 쓰는 부부라면 약 250만 원입니다.
여기서 확정적으로 들어올 돈을 뺍니다. 국민연금이 가장 큰 축이고, 예상 수령액은 국민연금공단 "내 연금 알아보기"에서 본인 가입 이력으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 남의 평균값을 쓰지 마세요. 부부 합산 예상 수령액이 월 120만 원이라면 부족분은 130만 원입니다. 이 한 숫자가 이 글 전체의 입력값입니다.
- 국민연금 예상액을 공단에서 직접 조회했는가
- 배우자 몫을 따로 조회했는가
- 주택담보대출이 은퇴 전에 끝나는가 (끝나면 생활비가 그만큼 준다)
2단계 · 부족분을 메우는 데 필요한 목돈을 역산한다
월 130만 원을 60세부터 90세까지 30년간 꺼내 쓴다고 하면, 필요한 돈은 얼마일까요. 그냥 곱하면 130만 × 360개월 = 4억 6,800만 원입니다. 이건 돈을 장롱에 넣어 두고 꺼내 쓸 때의 금액입니다.
실제로는 꺼내 쓰는 동안에도 남은 돈이 굴러갑니다. 연 3%로 운용하면서 매달 130만 원씩 빼 쓴다고 하면 은퇴 시점에 필요한 금액은 308,346,196원입니다. 1억 6천만 원 가까이 줄어듭니다. 운용 수익률을 얼마로 잡느냐가 이 숫자를 크게 흔들기 때문에, 은퇴 후 자산은 보수적으로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 이 계산의 3%는 낙관이 아니라 하한에 가깝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검산할 수도 있습니다. 이른바 4% 규칙 — 매년 자산의 4%씩 꺼내 쓰면 원금이 오래 버틴다는 경험칙입니다. 연 1,560만 원을 4%로 나누면 3억 9,000만 원. 두 방법이 3억~3억 9천만 원 사이를 가리키므로, 목표를 3억 5,000만 원쯤으로 잡으면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소수점이 아니라 자릿수입니다.
- 운용 수익률을 보수적으로 잡았는가
- 의료비·간병비를 별도 항목으로 세웠는가
- 주택연금(집을 담보로 매달 받는 연금)을 대안으로 검토했는가
3단계 · 남은 햇수가 매달 넣을 금액을 정한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목표 금액 3억 833만 원을 연 6%로 굴려 만든다고 할 때, 매달 넣어야 하는 금액은 남은 햇수에 따라 이렇게 갈립니다.
30년 남았으면 월 305,433원, 25년이면 442,734원, 20년이면 664,037원, 15년이면 1,054,994원, 10년이면 1,872,183원입니다. 30년과 15년의 차이는 두 배가 아니라 3.5배입니다. 기간이 절반이 되면 금액은 두 배가 아니라 그 이상이 됩니다 — 넣는 돈이 줄어드는 것에 더해 그 돈이 굴러갈 시간까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지금 당장 큰 금액을 넣을 수 없어도 시작하는 것이 이깁니다. 월 50만 원을 35세부터 25년 넣으면 60세에 348,229,466원이고, 같은 50만 원을 45세부터 15년 넣으면 146,136,403원입니다. 원금 차이는 6,000만 원인데 결과 차이는 2억 209만 원입니다. 10년을 미룬 값이 2억입니다.
연 6%를 72법칙으로 보면 12년마다 두 배입니다. 35세에 넣은 돈은 60세까지 두 번 배가 되고, 45세에 넣은 돈은 한 번 남짓 배가 됩니다. "나중에 여유 생기면 더 넣지"가 통하지 않는 이유가 이 한 줄에 있습니다.
- 은퇴까지 남은 햇수를 정확히 셌는가
- 지금 당장 넣을 수 있는 금액으로 시작했는가 (목표 금액을 못 채운다고 미루지 않았는가)
- 소득이 오를 때 적립액을 올릴 시점을 정해 뒀는가
4단계 · 어느 계좌에 넣을 것인가 — 세액공제를 먼저 채운다
같은 금액을 넣어도 어느 계좌에 넣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순서는 분명합니다. 연금저축과 IRP의 세액공제 한도를 먼저 채우고, 남는 돈을 일반 계좌로 보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 세액공제는 그해에 확정으로 돌려받는 돈이고, 시장 수익률은 확정이 아닙니다.
🔴 한도와 공제율은 세법 개정으로 바뀝니다. 현재 기준은 연금저축 연 600만 원, IRP를 합쳐 연 900만 원까지이고 공제율은 총급여에 따라 13.2% 또는 16.5%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해마다 확인해야 합니다 — 국세청 홈택스나 금융기관의 그해 안내를 보세요. 연 900만 원을 채우고 16.5%를 적용받으면 148만 5천 원을 돌려받습니다. 어떤 상품도 확정으로 주지 않는 수익률입니다.
대신 묶입니다. 연금저축·IRP는 만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받는 것이 전제이고, 중간에 깨면 기타소득세를 뭅니다. 그래서 "노후용"과 "중간에 쓸 돈"을 처음부터 갈라 둬야 합니다. 3년 안에 쓸 돈은 적금, 10년 넘게 안 건드릴 돈은 연금계좌 — 이 구분이 서면 상품 고르기는 훨씬 쉬워집니다.
퇴직금도 같은 축에 있습니다. 5년 근속에 3개월 급여 900만 원, 연 상여 400만 원이면 퇴직금은 16,313,282원입니다. 이걸 IRP로 받아 그대로 굴리면 퇴직소득세를 나중으로 미루면서 노후 재원으로 남습니다. 받아서 쓰면 그해 생활비가 되고, 옮겨 두면 25년 뒤의 돈이 됩니다.
- 세액공제 한도를 그해 기준으로 확인했는가
- 중간에 쓸 돈과 노후용 돈을 갈라 뒀는가
- 퇴직금을 IRP로 받을지 미리 정해 뒀는가
자주 틀리는 곳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 60만 원" 같은 숫자로 계산하면 본인 값과 크게 어긋납니다. 가입 기간과 소득에 따라 사람마다 다릅니다. 공단 홈페이지에서 본인 이력으로 조회한 값을 쓰세요. 5분 걸립니다.
지금의 월 250만 원과 25년 뒤의 월 250만 원은 다른 돈입니다. 물가상승률 2%면 25년 뒤 250만 원의 구매력은 지금의 152만 원입니다. 그래서 수익률을 잡을 때는 "명목 6%"가 아니라 "물가를 뺀 실질 3~4%"로 보수적으로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녀 결혼, 부모 간병, 주택 수리는 노후 생활비와 별개로 목돈이 나가는 항목입니다. 월 생활비 계산에 섞으면 보이지 않습니다. 별도 항목으로 세워야 합니다.
이 글의 3단계가 말하는 것이 정확히 이 함정입니다. 월 66만 원을 넣어야 하는데 30만 원밖에 못 넣는다고 미루면, 5년 뒤에는 90만 원을 넣어야 합니다. 30만 원으로 시작하는 쪽이 항상 이깁니다.
이어서 볼 것
이 글의 금액은 모두 위에 링크된 계산기에 같은 값을 넣으면 그대로 나오는 값입니다. 반면 대출 한도·금리·세액공제 한도 같은 제도의 수치는 해마다 바뀌므로 반드시 그해 공식 안내를 확인하세요. 이 글이 책임지는 것은 산수이고, 조건은 여러분이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