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 전에 확인하는 방법
계약서에 적힌 보증금 하나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흔한 사고입니다. 실제로 봐야 할 숫자는 셋입니다 — 나보다 앞선 채권이 얼마인지, 그것을 더한 금액이 시세의 몇 퍼센트인지, 그리고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와 견줘 정말 싼지. 아래 순서대로 계산기에 넣으면 계약 전에 답이 나옵니다.
먼저 결론부터
- 전세가율은 보증금 ÷ 시세가 아닙니다. **선순위 채권을 더해서** 나눕니다. 시세 4억에 근저당 1.2억이 잡혀 있고 보증금이 3억이면 (1.2억 + 3억) ÷ 4억 = 105%입니다. 보증금만 보면 75%라 안전해 보입니다.
- 같은 집에서 안전선 80%를 지키려면 내 보증금 한도는 4억 × 80% − 1.2억 = 2억입니다. 근저당 1.2억이 그대로 내 한도를 깎습니다.
- 전세대출 2.4억을 연 3.9%로 빌리면 월 이자 780,000원, 2년 18,720,000원입니다. 전세대출은 보통 원금을 안 갚고 이자만 내는 만기일시상환입니다.
- 보증금 5,000만 원 + 월세 90만 원과 비교하면 월 120,000원, 2년 2,880,000원이 전세 쪽이 쌉니다. 다만 전세는 자기 돈 6,000만 원이 2년간 묶인다는 것을 함께 세어야 합니다.
- 금리 0.7%포인트 차이가 2년에 3,360,000원입니다(3.9% → 3.2%면 월 780,000원 → 640,000원). 대출 상품을 두세 곳 비교할 값어치가 이만큼입니다.
- 1단계 등기부등본의 숫자를 내 보증금과 더한다
- 2단계 전세대출 이자를 월세와 같은 자로 놓는다
- 3단계 전입신고와 확정일자의 날짜를 센다
- 4단계 면적과 관리비를 같은 단위로 환산한다
- 5단계 보증보험과 특약으로 마감한다
1단계 · 등기부등본의 숫자를 내 보증금과 더한다
등기부등본에서 볼 곳은 둘입니다. 갑구의 소유자가 계약 상대와 같은 사람인지, 을구의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이 얼마인지. 여기서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 잔액이 아니라 그 한도입니다. 보통 대출 원금의 110~130%로 잡히므로 채권최고액 1억 5,600만 원이면 원금은 1억 2,000만 원쯤입니다. 판정은 안전하게 채권최고액으로 합니다.
위험 판정은 나눗셈 한 번입니다. (선순위 채권 + 내 보증금) ÷ 시세. 시세 4억, 근저당 1.2억, 보증금 3억이면 4.2억 ÷ 4억 = 105%입니다. 경매로 넘어가 시세대로 낙찰돼도 내 보증금이 다 안 나옵니다. 보증금만으로 계산한 75%와는 전혀 다른 결론입니다.
반대로 내가 넣을 수 있는 한도를 거꾸로 구할 수도 있습니다. 안전선을 80%로 잡으면 4억 × 80% = 3.2억이 채권 총액 한도이고, 여기서 근저당 1.2억을 빼면 2억이 내 보증금 한도입니다. 3억을 요구하는 집이라면 계약 전에 근저당을 말소하는 조건을 걸거나 다른 집을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 등기부등본을 계약 당일에 새로 뗐는가 (오래된 사본은 소용없다)
- 채권최고액을 그대로 더했는가 (대출 잔액이 아니라)
- 시세를 실거래가로 확인했는가 (호가가 아니라)
- 신탁등기·가압류·가처분이 없는지 봤는가
2단계 · 전세대출 이자를 월세와 같은 자로 놓는다
전세와 월세를 비교할 때 "전세는 돈이 안 나간다"고 여기면 틀립니다. 대출을 끼면 이자가 매달 나갑니다. 보증금 3억 중 2.4억을 연 3.9%로 빌리면 월 이자는 780,000원입니다. 전세대출은 대개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보증금으로 갚는 구조라 2년 총이자는 18,720,000원입니다.
월세 대안이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90만 원이라면 매달 나가는 돈은 900,000원입니다. 전세 쪽이 월 120,000원, 2년에 2,880,000원 쌉니다. 다만 전세는 보증금 3억 중 대출 2.4억을 뺀 6,000만 원이 2년간 묶입니다. 그 6,000만 원을 연 3.2% 예금에 넣었다면 세후 이자가 생겼을 텐데 그것을 포기하는 셈이라, 엄밀히 비교하려면 그 기회비용을 전세 쪽에 더해야 합니다.
두 조건을 하나의 비율로 바꾸는 방법도 있습니다. 전월세전환율은 (월세 × 12) ÷ (전세보증금 − 월세보증금)입니다. 위 조건이면 10,800,000 ÷ 250,000,000 = 4.32%입니다. 내 전세대출 금리 3.9%보다 높으니 전세가 유리하다는 뜻이고, 반대로 대출 금리가 4.32%를 넘으면 월세가 낫습니다. 🔴 전환율의 법적 상한은 제도로 정해지고 바뀌므로 그해 기준을 확인하세요 — 이 글이 책임지는 것은 산수입니다.
- 대출 이자 계산기2.4억·3.9%·24개월을 넣고 만기일시상환 줄의 월 이자를 봅니다
- 예금 이자 계산기묶이는 6,000만 원의 세후 이자를 기회비용으로 적습니다
- 퍼센트 계산기전월세전환율을 직접 나눠 봅니다
- 대출 금리를 두 곳 이상에서 받아 봤는가 (0.7%포인트가 2년에 336만 원이다)
- 중도상환수수료와 대출 부대비용을 더했는가
- 묶이는 자기 돈의 기회비용을 전세 쪽에 적었는가
3단계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의 날짜를 센다
대항력은 전입신고를 한 다음 날 0시부터 생깁니다. 이 "다음 날"이 사고의 자리입니다. 잔금을 치른 날 집주인이 같은 날 근저당을 설정하면, 그 근저당은 당일에 효력이 생기고 내 대항력은 다음 날 0시라 은행이 앞섭니다. 그래서 잔금일 당일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치되, 특약으로 잔금일까지 새 담보 설정을 금지하고 위반 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적어 두는 것이 실무입니다.
확정일자는 우선변제권을, 전입신고는 대항력을 만듭니다. 둘은 다른 장치이고 둘 다 있어야 합니다. 확정일자만 받고 이사를 미루거나, 전입신고만 하고 확정일자를 안 받으면 한쪽이 빕니다. 잔금·이사·전입신고·확정일자를 같은 날에 몰아 두고 날짜 계산기로 앞뒤를 확인하세요.
만기 관리도 날짜 문제입니다. 계약갱신요구는 만기 전 일정 기간 안에만 할 수 있고, 이 구간을 놓치면 묵시적 갱신이나 퇴거로 넘어갑니다. 🔴 그 기간은 제도로 정해져 있고 개정될 수 있으므로 계약 시점의 기준을 확인하세요. 확인한 뒤에는 만기일에서 거꾸로 세어 달력에 표시해 두면 됩니다 — 그 계산은 날짜 계산기와 D-Day 계산기가 합니다.
- 잔금일 당일에 등기부등본을 다시 뗐는가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둘 다 마쳤는가
- 잔금일까지 담보 설정 금지 특약을 넣었는가
- 갱신요구 가능 구간을 달력에 표시했는가
4단계 · 면적과 관리비를 같은 단위로 환산한다
집을 두세 곳 놓고 비교할 때 면적 표기가 섞이면 비교가 안 됩니다. 1평은 400 ÷ 121 = 3.305785…㎡입니다. 전용 84㎡는 25.41평, 59㎡는 17.85평입니다. 3.3으로 대충 나누면 30평대에서 0.1평 넘게 어긋나므로 계산기로 환산하는 편이 낫습니다.
공급면적과 전용면적을 섞어 보는 것도 흔한 혼선입니다. 같은 "34평"이라도 전용 84㎡인 집과 전용 78㎡인 집이 있습니다. 비교는 전용면적으로 하고, 평당 보증금을 내서 나란히 적으면 어느 쪽이 비싼지가 바로 보입니다.
관리비는 계약서에 안 적히지만 2년이면 큰 금액이 됩니다. 월 15만 원이면 2년에 360만 원입니다. 위에서 구한 전세와 월세의 2년 차이 288만 원보다 큽니다 — 관리비가 다른 두 집을 관리비 빼고 비교하면 결론이 뒤집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관리비에 무엇이 포함되는지(난방·수도·인터넷)를 물어 같은 항목으로 맞춰야 합니다.
- 전용면적끼리 비교했는가 (공급면적과 섞지 않았는가)
- 관리비에 포함되는 항목을 물었는가
- 주차·인터넷·난방 방식을 확인했는가
5단계 · 보증보험과 특약으로 마감한다
1단계의 판정이 안전선 안쪽이어도 보증보험은 별개의 장치입니다. 가입 가능 여부는 집의 상태(선순위 채권 비율, 등기 형태)로 정해지므로, 계약 전에 가입이 되는 집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계약하고 나서 가입이 거절되면 이미 늦습니다. 🔴 보증료율·가입 요건·한도는 제도로 정해지고 해마다 바뀌므로 그해 기준을 확인하세요.
특약은 세 줄이면 충분합니다. ① 잔금일까지 새로운 담보권을 설정하지 않는다, 위반 시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배액 반환한다. ② 계약 당시 등기부 상태를 유지하며 선순위 채권을 잔금 전까지 말소한다. ③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되면 계약을 해제한다. 말로 약속받은 것은 계약서에 없으면 없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돈을 보낼 계좌가 등기부상 소유자 명의인지 확인합니다. 대리인과 계약한다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받고, 소유자와 직접 통화해 위임 사실을 확인하세요. 여기까지가 계약 전에 끝내야 할 일이고, 그다음은 2단계에서 계산한 이자를 매달 내는 일만 남습니다.
-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계약 전에 확인했는가
- 특약 세 줄을 계약서에 적었는가
- 입금 계좌가 소유자 명의인가
- 대리인이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받았는가
자주 틀리는 곳
3억 ÷ 4억 = 75%는 안전해 보이지만, 근저당 1.2억을 더하면 105%입니다. 나보다 앞선 채권은 경매에서 먼저 배당받으므로 반드시 더해서 나눠야 합니다. 30%포인트가 이 한 줄에서 갈립니다.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에 생깁니다. 잔금 당일에 근저당이 설정되면 은행이 앞섭니다. 계약일에 한 번, 잔금일에 한 번 — 두 번 떼는 것이 원칙입니다.
확정일자는 우선변제권, 전입신고는 대항력입니다. 다른 장치라 하나만으로는 한쪽이 빕니다. 이사·전입신고·확정일자를 잔금일 하루에 몰아 두세요.
2.4억을 연 3.9%로 빌리면 매달 780,000원이 나갑니다. "전세는 돈이 안 나간다"는 말은 대출이 없을 때만 맞습니다. 월세와 비교할 때는 이 이자를 월세 자리에 놓고 봐야 합니다.
보증금 3억 중 대출 2.4억을 뺀 6,000만 원은 2년 동안 다른 데 못 씁니다. 전세와 월세의 2년 차이가 288만 원인데, 6,000만 원의 2년치 예금 이자가 그와 비슷한 자릿수라 비교 결과가 뒤집힐 수 있습니다.
이어서 볼 것
이 글의 금액은 모두 위에 링크된 계산기에 같은 값을 넣으면 그대로 나오는 값입니다. 반면 대출 한도·금리·세액공제 한도 같은 제도의 수치는 해마다 바뀌므로 반드시 그해 공식 안내를 확인하세요. 이 글이 책임지는 것은 산수이고, 조건은 여러분이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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