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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4%와 예금 3%, 어느 쪽이 이득인가

통장 광고에 적힌 숫자만 보면 적금 4%가 예금 3%보다 당연히 나아 보입니다. 실제로 받는 돈은 반대입니다. 이유는 금리가 아니라 **돈이 은행에 머무는 시간**이 다른 것이고, 그래서 둘을 비교하려면 먼저 같은 단위로 바꿔야 합니다.

먼저 결론부터

  1. 같은 1,200만 원으로 비교하면 적금 4%는 수령 12,219,960원, 예금 3%는 12,304,560원입니다. 예금이 84,600원 많습니다.
  2. 이유는 간단합니다. 적금은 첫 달 돈만 12개월치 이자를 받고 마지막 달 돈은 한 달치만 받습니다. 평균 6.5개월치입니다.
  3. 그래서 **적금 금리는 절반쯤으로 읽으면 대충 맞습니다.** 적금 연 4%는 예금으로 치면 연 2.17%입니다.
  4. 월 100만 원 적금이 1,200만 원 예금 3%를 이기려면 **연 5.54%**는 돼야 합니다.
  5. 그런데도 적금이 정답인 경우가 있습니다 — **목돈이 없을 때**입니다. 지금 1,200만 원이 없는 사람에게 예금은 선택지가 아니고,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1단계 · 왜 같은 금리가 같은 돈이 아닌가

예금은 1,200만 원을 한꺼번에 넣고 12개월 동안 그대로 둡니다. 1,200만 원 전체가 12개월치 이자를 받습니다. 연 3%면 360,000원입니다.

적금은 다릅니다. 첫 달에 넣은 100만 원은 12개월치 이자를 받지만, 둘째 달 돈은 11개월치, 열두째 달 돈은 한 달치뿐입니다. 다 더하면 12+11+…+1 = 78개월치이고, 12개월로 나누면 평균 6.5개월치입니다. 즉 **돈이 은행에 머무는 시간이 절반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연 4% 적금의 세전이자는 100만 × (4%÷12) × 78 = 260,000원입니다. 연 3% 예금의 360,000원보다 적습니다. 금리는 1%포인트 높은데 이자는 10만 원 적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적금 금리 숫자를 보면 속으로 절반을 깎아 예금 금리와 비교하세요.** 정확히 절반은 아니지만 판단을 틀리지 않게 해 줍니다.

같은 1,200만 원 · 12개월
예금 연 3% · 세전이자360,000원1,200만이 12개월 머문다
예금 · 이자소득세 15.4%-55,440원
예금 · 수령액12,304,560원
적금 연 4% · 세전이자260,000원평균 6.5개월치
적금 · 이자소득세 15.4%-40,040원
적금 · 수령액12,219,960원예금보다 84,600원 적다

2단계 · 그럼 적금은 몇 퍼센트여야 이기나

거꾸로 계산하면 답이 나옵니다. 월 100만 원씩 12개월 넣는 적금이 1,200만 원 연 3% 예금과 같아지려면 **연 5.54%**가 돼야 합니다. 시중은행 일반 적금에서는 보기 힘든 숫자이고, 이런 금리는 대개 우대 조건(급여이체·카드실적·첫거래)을 전부 채워야 나오는 최고금리입니다.

그래서 우대금리 광고를 볼 때는 **기본금리가 얼마인지**를 먼저 보세요. 기본 2.5%에 우대 3%를 더해 5.5%라고 적혀 있으면, 우대 조건을 하나라도 놓치는 순간 예금 3%보다 못해집니다. 조건을 지키는 데 드는 수고까지 이자의 일부입니다.

한 가지 더 — 우대금리 적금은 대개 **한도가 있습니다.** 월 30만 원까지만 연 6%를 주는 상품이라면, 나머지 70만 원은 다른 곳에 넣어야 합니다. 전체 수익은 그 둘을 합한 가중평균이지 6%가 아닙니다. 광고 숫자가 내 수익률이 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월 100만 원 적금의 예금 환산 금리
적금 연 3.0%예금 연 1.63%
적금 연 4.0%예금 연 2.17%
적금 연 5.0%예금 연 2.71%
적금 연 5.54%예금 연 3.00%여기서 비로소 동등

3단계 · 그럼에도 적금을 골라야 하는 때

지금까지의 계산은 전부 “1,200만 원이 이미 있다는 가정” 위에 서 있습니다. 그 돈이 없는 사람에게 예금은 선택지가 아닙니다. **적금의 경쟁 상대는 예금이 아니라 “그냥 통장에 둔다”입니다.** 그렇게 보면 적금은 이기고 들어갑니다.

수치로도 그렇습니다. 적금 12개월로 219,960원을 받고,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그때부터 1,200만 원의 목돈이 생김니다.** 다음 해부터는 그 돈이 예금으로 들어가 12개월 풀가동으로 이자를 받습니다. 적금의 진짜 역할은 이자가 아니라 **목돈을 만드는 강제성**입니다.

그래서 실무적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해는 적금으로 목돈을 만들고, 만기가 되면 그 목돈을 예금에 넣고 **동시에 새 적금을 다시 시작**합니다. 몇 해 돌리면 예금 잔고가 계단처럼 쌓입니다. 이걸 예금 풍선식이라고 부릅니다.

다만 **3년을 넘기는 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금·적금은 단리가 대부분이라 기간이 길어져도 이자가 선형으로만 늘어나고, 이자소득세 15.4%가 매번 붙습니다. 10년 넘게 안 건드릴 돈은 복리로 굴리는 쪽으로 보내는 것이 순서입니다.

돈의 성격에 따라 갈라 넣는다
목돈이 없고 모으는 중적금이자보다 강제성이 값어치
목돈이 있고 3년 안에 쓴다예금금리 그대로 받는다
10년 넘게 안 건드린다연금계좌·투자단리로는 물가를 못 이긴다
언제 쓸지 모른다파킹통장·CMA깨면 이자가 사라진다

자주 틀리는 곳

적금 금리와 예금 금리를 그대로 비교한다

이 글 전체가 그 이야기입니다. 적금은 돈이 평균 절반의 기간만 머무므로 금리도 절반쯤으로 읽어야 합니다. 적금 4% ≈ 예금 2.17%.

우대금리 최고치를 내 금리로 생각한다

광고에 적힌 숫자는 모든 조건을 채웠을 때의 값입니다. 기본금리를 먼저 보고, 조건을 12개월 내내 지킬 수 있는지로 판단하세요. 대개 납입 한도도 붙습니다.

이자소득세를 깜빡한다

이자에는 15.4%가 붙습니다(소득세 14% + 지방소득세 1.4%). 세전 이자로 계획을 세우면 만기일에 모자랍니다. 계산기는 세후를 함께 보여 줍니다.

중도해지를 생각하지 않고 기간을 길게 잡는다

3년짜리 적금을 2년 만에 깨면 약정이자가 아니라 중도해지이자를 받습니다. 대개 연 0.5% 안팽입니다. 기간은 길게 잡는 것보다 끝까지 갈 수 있게 잡는 것이 낫습니다.

이어서 볼 것

이 글의 금액은 모두 위에 링크된 계산기에 같은 값을 넣으면 그대로 나오는 값입니다. 반면 대출 한도·금리·세액공제 한도 같은 제도의 수치는 해마다 바뀌므로 반드시 그해 공식 안내를 확인하세요. 이 글이 책임지는 것은 산수이고, 조건은 여러분이 확인해야 합니다.

계산이 끝난 다음이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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